세계 공포 소설과 영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전설적인 흡혈귀 소설이 출간되었다. 1954년에 발표된 『I Am Legend』는 핵전쟁 이후 변이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류가 모두 흡혈귀가 되고 유일하게 주인공만이 인간으로 남아 홀로 흡혈귀가 된 예전의 인간들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지난 50년간 공포 소설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온 이 작품은 고고한 귀족 흡혈귀나 타인에게 조종당하는 좀비 대신 서로 전염시키는 대규모의 흡혈귀 병이라는 생각을 최초로 선보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핵으로 종결된 이후, 공포 소설들은 20세기의 가장 심각한 근심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I Am Legend』는 이러한 변화의 중추에 서 있던 작품이다. 지구에 핵전쟁과 세균전쟁이라는 대재앙이 지난 간후, 전 인류가 낮을 싫어하고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돌연번이 흡혈귀로 변한다. 주인공 네빌은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그의 아내와 딸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죽어 흡혈귀가 된 암울한 상황에 처한다. 흡혈귀가 날뛰고 있는 세상임에도 네빌의 하루 일상은 평온하던 시절과 다르지 않게 반복적이고 죽을때 까지 지속될 지긋지긋한 일상은 차라리 흡혈귀가 되는 것보다 더 괴롭다. 작가 리처드 매드슨은 이러한 설정을 통해 1950년대 미국의 중산층 남성의 전쟁 후 겪은 일상의 공포를 패러디한다. 이 음울한 세계에서 네빌의 최후의 선택을 통해 작가는 극에 달하고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관념들이 뒤집히는 미래상을 암시한다.

2007년 12월 14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한 윌 스미스 주연의 할리우드 대작 영화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의 원작 소설. 「콘스탄틴」의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